詩와 음악 정경애 · 남경주 -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이정하 詩) 1996 - .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다 이정하 詩 하루 종일 가슴 설레었던 오늘내 슬픈 사랑은 어디쯤 오고 있는지우리들 슬픈 사랑의 종착역은 어디 있는 것인지나는 역 대합실 출구 앞에서소리 죽여 그대의 이름을 불러봅니다그러면 그대도 덩달아내 이름을 부르며 나타날 것 같았습니다그러나 그대는 오지 않았습니다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던 그대햇볕은 싫습니다그대가 오는 길목을 오래 바라볼 수 없으므로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비 오는 간이역에서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비에 젖을수록 오히려 생기 넘치는 은사시나무그 은사시나무의 푸르름으로 그대의 가슴에거의 간직되고 싶었습니다우리에겐 약속이 없었습니다서로의 눈빛만 응시하다돌아서고 나면 잊어야 했습니다그러나 하루만 지나도어김없이 기다려지는 그대와의 해후어서 오세요, 그대비 오는 날이라도 상관없어요아무런 연락 없이 갑자기 오실 땐햇볕 좋은 날보다 비 오는 날이 제격이지요그대의 젖은 어깨, 그대의 지친 마음을기대게 해 주는 은사시나무내 사랑은 소나기였으나당신의 사랑은 가랑비였습니다그땐 몰랐었죠한때 소나긴 피하면 되나 가랑비는 결코 피해 갈 수 없음을비 오는 간이역 그리고 젖은 기적 소리스쳐 지나가는 급행열차는 싫습니다누가 누군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빨리 지나가버려차창 너머 그대와 닮은 사람 하나 찾을 수 없는 까닭입니다비에 젖으며 난 가끔은 비 오는 간이역에서그대처럼 더디게 오는 완행열차그 열차를 기다리는 은사시나무가 되고 싶었습니다 최경식 음악 정경애 남경주 낭송 좋아요공감공유하기 URL 복사카카오톡 공유페이스북 공유엑스 공유 게시글 관리 구독하기Music Scrap Contents 추천 콘텐츠 서금옥 - 떠다니는 섬 (1979) 박원웅 - 낙화(落花) : 이형기 (1981) 이미랑 - 먼 산 : 안도현 (2001) 서유석 - 하늘 : 박두진 (1972) + 이전 댓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