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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한강교만 건너면.... 강남주 2001/6/16(토)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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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한강교만 건너면....

강남주

2001/6/16(토) 22:55


웬 6.25피난 이야기냐구요?

비슷했지요.

78년인가 79년.

전국에 계엄령이 내리고 서울은 다른 곳보다 더 통금이 앞당겨져서(계엄령+위수령 ?)오후 8-9시가 되면 이미 버스는 끊어지고 서울은 적막강산이었지요


그 때 중앙극장에서 '더스틴 호프만'의 '마라톤 맨'이 상영 중이었어요. 

일찍 영화를 보고 부랴부랴 집으로 갔는데 제3한강교(지금의 한남대교)앞에서 버스가 더 못 간다는 겁니다.

다 내렸지요.


전 집이 강건너 신사동이라 걸어가볼려고 다리로 갔어요.마라톤 맨 처럼 뛰어서...

근데 다리위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전투 태세을 하는 겁니다.

다리 시작과 끝에 바리케이트를 치고 제 3한강교 초입에 있던 팔각정(지금은 없어졌어요.)에서 많은 군인들이 쏟아져 나오는겁니다.


세상에...


겉으론 단순한 팔각정아래에 내무반이 있다니요.민간인들은 상상을 못했어요.

순식간에 바리케이트 아래에 엎드려서 총을 들고 우리를 향해 발사할 것 처럼 .....

바로 강 건너 저희 아파트에 불은 반짝이는데 돌아오지 않는 다리에 서있다니....

지금은 이렇게 담담히 이야기 하지만 그 땐 정말 무서웠어요.

군인들이 얼마나 민폐를 끼치던 때 였어요?

군인, 정말 무서웠잖아요.그 시절에...


갓 육사를 졸업한 것 같은 앳된 장교에게 매달렸지요.

저 강만 건너게 해 달라고.....

우리가 딱해 보였던지 찝차를 태워 줘서 간신히 집으로 돌아갔어요.

깜깜한 밤 다리위를 달리는 찝차......


아마

어린 여자라서 봐 준거 같아요.

그 때 그 장교님 혹시 이 글 보시면 제가 넘 감사하단 말 하고 싶네요.

지금도 그 때 영화같은 장면을 생각하면 등에 식은 땀이.....


헤은이는 그것도 모르고 '강물은 흘러갑니다-아아 제 3한강교밑을' 하면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공포의 제 3한강교,역사의 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오늘도 한강은 그 다리 밑을 흐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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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아 2001/06/17[08:37] 

 서울 한복판에서까지 그런일이 있었다니 믿어지지 않는군요. 그때면 제가 초등학교 1,2학년 때인데 전 그때 경기도에 살았었죠.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를때 산이며 들을 뛰어다니고. 


기정수 2001/06/17[11:23] 

 79.12.12 사태를 이야기하시는 군요.

신군부가 정승화 육군참모총장을 한남동 공관에서 연행하느라 발생한 일

이 었죠. 당시 현역군인이었던 저는 그일 때문에 휴가가 취소되었죠

 

강남주 2001/06/17[21:44] 

 그런거 같아요.

제법 추웠고 일찍 밤이와 7시만 되도 껌껌했었죠.

그 다음해부턴 휴교의 연속이었고,학교 거의 안다닌 거 같아요.

휴가 취소 되어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군요.

영아님 그렇게 어려요?ㅋㅋㅋㅋ.산과 들 뛰어다니느라 재밌었겠군요.... 


밍키고등어 2001/06/17[23:19] 

 그래도 강물은 흘러갑니다....저도 강물이었으면.....?.....저도 임영아님 또래

였으니...세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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