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로 그렇게 임영아 2001/6/16(토) 18:50

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그대로 그렇게

임영아

2001/6/16(토) 18:50



내가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다니던 학원에서 첫 직장생활을 할때였다.

난 매일 일찍 출근하여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고무장갑을 끼고 청소로 아침을 시작했다.

청소야 그저 쓸기나 하라던 원장님의 배려는 고마왔지만 첫 직장이라서 그랬는지 아님 오랫동안 다녔던

내 집같은 기분에선지 난 시키지도 않은곳까지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그때 주로 들었던 노래들은 이명훈과 휘버스의 노래와 이선희의 노래들이었다. 

어느날은 이명훈과 휘버스의 테잎을 있는대로 크게 해 놓고 선생님들이 가끔 낮잠 주무시는 맨위층의

방을 청소하는데 누군가가 와서 "아무도 안 계세요!!" 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부랴부랴 내려가 보니 어떤 남자가 이미 그만두신 선생님을 찾아온 거였다.  그만두신 선생님은 나도 무지 좋아했던 분이어서 청소하다말고 그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인상도 선한데다 유우머도 풍부해 난 그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는지 시간가는줄 몰랐는데 당시 어느 여학생 하나가 가져다 놓은 기타를 보더니 "와! 기타네.."하며 노련하게 줄을 맞추고 부른 노래가 "그대로 그렇게"였다.


능숙한 기타소리에만도 머리가 아득할정도였는데 노래까지 수준급이었던  그 사람은 그 뒤에도 몇번

군고구마와 국화빵등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하루는 나에게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했다.  지는 사람이 맥주사자고 했는데 내가 져서 순진한 나는 꼭 사야되는줄 알고 다음날로 약속까지 했다.


그런데 그는 며칠이 지나도 전화 한통없어서 나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마침내 그를 내 맘대로 오해하고

미워하기까지 해서 얼마후 전화가 와서 같이 있던  친구가 받았을때 난 없다고 하라고 시켰는데 계속

전화가 오고 난 안받고... 철없을 때였다.


전화를 안받자 그는 지금 학원으로 가겠다고 했단다. 난 얼굴도 보기 싫어 친구에게 자리를 부탁한뒤

집으로 가버렸다.  그뒤로 학원엔 나가지 않았다.  원장님께는 몸이 갑자기 많이 아파져서 그렇게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참 무책임한 행동이었는데 그에 대한 미움은 뭐였을까...


지금은 얼굴도 기억이 안나지만 "그대로 그렇게"는 내마음속 어딘가에 묻혀있는지 들을적마다 설레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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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2001/06/16[18:55] 

 안녕하세요.영아님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군요. 그대로 그렇게를 작곡하신 정원찬님은 대전에 사시고 가끔 우리 바람새가족들과 만나면서 이미 마람새 가족이 되신지 오래입니다. 이명훈님은 제 동생 친구이기도 합니다만... 좋은 글 올려주셔서 보기 좋습니다. 


강남주 2001/06/16[19:05] 

 미움이 아니었겠죠.누군가를 기다린다는건 엄청난 고문 아닐까요.

며칠간 전화기다리다 쌓여진 앙탈이었겠죠?

그 남자분이 조금더 데쉬를 했으면 당장 달려갔을텐데.

남자들은 너무 여자를 힘들게 해.ㅋㅋㅋㅋㅋ

 

강남주 2001/06/16[19:07] 

 여상화님의 추천곡 밑에 기다림에 대한 시가 참 좋던데요.

기다려 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 


중화사 2001/06/16[19:46] 

 저도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셀러리맨이었던 때가 있었죠. 과장님이 중매를 서 준적은 있었는데.... 영아님의 참 좋은 추억이군요. 


한은혜 2001/06/16[20:55] 

 그대로 그렇게...참 서글픈 열창으로 휘버스가 불렀던 곡.

지나간 시절이지만, 당시에 친구들과 함께우정의 결속으로 맹세하던 어

느 그때- 다함께 불렀던적이 기억납니다. 


윤명옥 2001/06/16[21:35] 

 저도 이노래 좋아해요 영아님 말처럼 머리 아플때 커피도 많이 마셔요 그때 심해서 약을 먹었죠

아이 건강 한가요 여기 모기가 극성 산밑이라 더해요 뇌막염 주사 맞을 시기가 아닌가요 


임영아 2001/06/16[22:31] 

*바람새님... 음악,그림 모두 감사드려요.

* 주부장님... 그런 좋은 노래를 만드신 분은 어떤 분일까 참 많이 궁금해요. 그리고 이명훈님이 동생의 친구라니 그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주부장님이 너무 부럽구요.

*강남주님  강남주님 말씀이 맞아요...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본건데 그 사람에게는 장난의 대상이었나 싶으니까 너무 제 자신에게도 화가났었지요.  그는 제가 나가고 난뒤 곧 학원에 찾아와 저를 찾았다고 해요. 그러나 저에게도 꽤나  고집같은게 있었는지 보고싶은것도 참고 가질않았지요..바보죠?

*중화사님... 드디어 나타나셨군요?  그동안 안보이셔서 왜 안오실까 했어요.  좋으신 이름두시고 절이름 계속 쓰실거예요?  훨씬 나이들어 보인단말예요.

*은혜님... 저번날 전 정말이지 놀랐어요..매니아란 은혜님을 두고 해야할 말 같아요..전 부끄럽고 기죽어서 아무말도 못하겠더군요. 많이 배울께요.

*명옥님... 더운 여름 환자돌보기 힘들어지셔서 어떻하죠?  환자는 환자대로 누워만계시니 등에 땀찰까 걱정이고 명옥님은 지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부디 명옥님 가정에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함께 해 주시길 기도드릴께요. 


밍키고등어 2001/06/16[23:15] 

 슬픈 추억 ...기쁜 추억 모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자기가 살아나가는데...솔직히 그런 추억이 없으면 얼마나 삶이 무미건조 할까...생각해 봅니다...내가 아는 어느 노랫말중에..... 사랑은 아름다워라....라고 하는 노랫말이 있습니다.....하지만 추억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죠.....횡설입니다....그대로 렇게 떠나간다면... 


임영아 2001/06/16[23:27] 

 밍키님...지금 은실님의 소나무방송 듣고 있는데 괜히 눈물날것 같은 그런 마음은 무언지 모르겠어요...슬픈추억? 살아가면서 왜이리 아쉬움 남는게 많은지.


이영임 2001/06/17[08:37] 

 영아님의 추억에 약간의 핑크빚 색체가..

아주 이뻣던 시절 이야기네여!

그대로 그렇게는 저도 넘 좋아해요. ...^^.. 


임영아 2001/06/17[21:46] 

 영임님... 핑크빛 같아요? 저에겐 정말 암흑같은 어두움을  주었었죠. 지금은 모두 옛추억이긴 하지만.


밍키고등어 2001/06/17[22:51] 

 눈물을 흘리는 것은 정신건강에나 뭐에나 좋다고 하죠.....?

가끔씩의 눈물은 신체건강상이나....삶으로나....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여자의 눈물은 무섭습니다....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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