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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날이 갈수록 중화사 2001/6/16(토)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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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갈수록

중화사

2001/6/16(토) 19:13


페시미즘이라고 하는 비관주의에는 양면성이 있다.

어두운 고독과, 칙칙한 좌절이 그것의 본질이긴 해도,

그 궁극은 어쩔 수 없이

더 나은 세계로의 동경에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은 바로 그 페시미즘의 비애가

곡과 가사의 시종을 처절히 적시며,

그 시절 암울했던 시대상을 짜릿하게 반영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내가 20대의 청년시절, 유난히도 이 노래를 좋아했던 이유도

바로 그 절대적 우울과 완전한 폐허의 감상이

노래의 곡과 절에 더없이 찬란히 승화되어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날이 갈수록'이란 노래 그 자체는 삶의 황망함을 비탄하면서도

그것을 듣고 느끼는 이로 하여금은 

피곤한 삶의 한없는 위안과 용기를 은총처럼 베푸는 것이다.


비관주의 그 스스로는 생의 절망과 나락을 애통하는 것이지만,

비관주의자로 하여금은, 바로 그 비관주의를 통하여

좌절과 실의를 오히려 하나의 빛으로 승화시키게 하는 것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날이 갈수록'이라는 페시미즘의 양면성이다.


40이 넘은 지금에도 날이 갈수록은 늘 정겹기만 하다.

여태 살아 오면서,

날이 갈수록 변하는 것이 반드시

'꽃잎이 떨어지고 젊음도 가는 것'만은 아님을 배웠기 때문이다.

꽃잎이 떨어지고 젊음이 가도 

내게 생명이 있는 한 세상은 광활한 것이다!


바람새에 글을 올리는 것이 참 오래간만이다.

설왕설래 우여곡절은 

그만큼 바람새가 성장했고 성숙했다는 아름다운 증표일 것이다.

그 아름다움은, '장미처럼 폼나는 아름다움이 아니라...

이름 모를 들꽃의 감추어진 소박한 아름다움'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스스로를 페시미스트라 장식하며, 글과 노래를 사랑했던

나의 풋풋했던 청년의 시절, 시절들.....

그 추억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오늘도 여기서 만나게 될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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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상화 2001/06/16[19:52] 

 꽃잎이 떨어지고 젊음이 가도, 내게 생명이 있는 한 세상은 광활한 것!

멋지군요. 오랜만에 나타나신 중화사님. 반갑습니다!! 


한은혜 2001/06/16[20:51] 

 중화사님...어디 갔다 오셨어요^^ 반갑습니다.

나이에 따라서, 같은곡이라도 듣는 감동과 감각이 다 다르게 느껴짐을

어렴풋이 알것도 같습니다. 


윤명옥 2001/06/16[21:39] 

 오랜만입니다 페시미즘 니힐리즘 .... 어쩌구 옛날에...어떻게 풋풋한 청년 시절인가요?

오래 앉아서 봉투 붙이느라 이제 거의 다했네 딸애 친구까지 도와줘서 오늘은 음악도 안끊기고 


강남주 2001/06/16[22:21] 

 그 짧은 노래중에도 그렇게 많은 의미를 부여하시는 님.

지나치는 어느하나에도 삶의 기쁨과,앞으로 살아내야 할  날의 가치를 느

끼시겠어요.

세상을 허무하게만 보지않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 같아서 부럽

군요. 


임영아 2001/06/16[22:57] 

 중화사님 정말 어디갔다오셨어요?  페시미즘...전 처음 듣는 말인데 그 말이 비관주의란 말인가요? 가끔은 자신을 무지무지 비관하고 자학할때가 있는것 같아요..그럼 안되는줄 알면서도... 


밍키고등어 2001/06/16[23:23] 

 난해한 글입니다....^^...제 머리로는.....노래 한곡으로 그정도를 생각하시다

니...저는 아 듣기 좋구나....음...아주 좋아...이정도인데.....세상을 바라보시

는 안목이 ..... 상당히 높으신 경지 ..... 군요....저의 뱁새눈은.....다른사람의 

눈높이에.... 맞추기도 상당히......버겁습니다..... 


박재영 2001/06/17[00:07] 

 안녕하세요, 중화사님. 님의 글을 오랫만에 뵈니 반갑습니다.

앞으로 글 자주 올려 주세요. 덕분에 옛생각이 소롯이 나는 군요 .

그 대 그 시절 어느 가을날 , 대학 MT(요즘에는 뭐라고 하나요?)가서

조금은  센티해진 기분으로 불렀던 노래군요... 


김건숙 2001/06/17[22:22] 

 이곳에 오면 시간이 뒤돌아 흐르는거 같아요. 제가 많이도 찾아 헤매던 노래를 이곳에서 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오늘도 소나기소리를 듣고 있으니 옛생각에 젖어 이곳에 들어와 이곳저곳 들러 음악 감상하고 있답니다. 참 좋은 곳이예요.행복하세요.  


조풍주 2001/06/19[10:07] 

 너무나 그리운노래 가슴을 울리는 노래는 항상 나를 추억에 젖어들게 하군요 .생각하면 그리운 얼굴 얼굴들.........지금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잇을까요........... 


박용석 2001/06/28[23:55] 

 76년 군북무시절 내무반장이 휴가를 갔다온 그날밤

전 내무반 중대원을 취침시켜 놓고 처음 듯는 노래를

들려줬음니다. 너무나 가슴속에 와다는 노래가 바로 김정호의

날이갈수록 이라는 노래였읍니다. 벌써25년전에 이야기군요.

 

배종한 2001/06/29[18:19] 

 날이 갈수록이란 노랠 들으면 왠지 눈물이 납니다. 고등학교때(77년도) 교장선생님이 그러더군요. "내가 여러분과같은 시절로 단 6개월만 돌아갈수있으면 내 나머지 인생과 바꾸고 싶다"고 ..... 그 뜻을 몰랐는데 이제야 조금은 그뜻을 이해할수 있을것 같아요. 그래서 날이 갈수록이란 노래가 좋구요. 꽃잎이 떨어지니 젊음도 곧 가겠지 루루루루 " 중략" 정말 이제는 거의 내 젊음도 다 간걸까요? 이제 40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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