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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별이야기 강병주 2001/6/13(수)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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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야기

강병주

2001/6/13(수) 13:03


제가 고등학교 2학년 때 1976년도 였습니다. 교회에서 가을 축제 날 동갑 여학생과 듀엣으로 부르던 노래입니다. 첫곡은 하사와 병장이 불렀던 "목화밭", 둘째곡은 박미성의 "내곁에만" 셋째곡은 앵콜이 나온다고 생각하고 정해둔 허림의 "별이야기". 대구에 살던 저는 까만 교복에 짧게 깍은 머리로, 그리고 같이 부르던 여학생은 그 때 대구 시내 다른 여학교는 전부 치마를 입었는 데, 그 학교만 유독 바지에다 댓님같은 걸로 묶은 교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대구에 살던 사람은 다 아실 것입니다 . 


영문 이니셜로는 SM이라고. 그 전 프로그램은 연극이었는 데 그걸 마치고 바로 노래를 했던 것 같습니다. 서툰 기타로 제가 연주하고 목화밭을 노래할 때 화음중에 2절에 남자는 "그 소녀는 어디가고 나만 홀로 외로이" 여자는 "아아~아"를 했는 데 지금 문득 그 가사가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내곁에만" 역시 노래도 쉽고 화음도 쉬워서 모인 친구들과 또래의 남여 학생들에게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굉장한 박수를 받았습니다. 앵콜곡으로 "밤하늘 별들에게 기도드려요 애타는 나의 마음 전해 달라고 나 진정 그대를 사랑하는 데 애타는 나의 마음 저별은 알까 잊지 못해 어제밤 꿈길에서 그대 만났네" 1절을 여학생이 불렀고 2절은 "저녁놀 서산넘어 곱게 물들면 그리운 나의 마음 나래에 얹어 살며시 안아 주고 달래보았네 그리운 나의 마음 그대는 알아 ---" 제가 불렀고, 아무튼 가수가 부르는 것과 똑같이 3절까지 불렀습니다. 2, 3절의 가사는 지금 바로 안 떠오릅니다만.  생애에 그렇게 박수를 많이 받았던 기억도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두고 두고 학교에서도 그 여학생과 계속 잘 지내는 지 등 많은 이야기 거리가 되기도 했습니다. 대학가서도 그 여학생과는 친구 정도로 잘 지냈는 데 제가 군대를 갔다 와서는 소식이 끊어졌습니다. 물론 결혼을 했다고 들었습니다. 1984년도에 제가 서울에 와서 사는 데 그때부터 같은 서울 하늘 아래서 같이 산다고 이야기는 듣고 있습니다. 한번씩 같이 노래했던 순간들이 그림처럼 스치면서 그립기도 합니다. 


그 때 노래할 때 찍었던 사진은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 제가 스캐너 등 이 컴퓨터를 잘 만진다면 올려 드릴 수도 있지만, 잘 못해서 안타깝습니다. 여기 사이트에 들어와서 가장 반가운 노래가 "별이야기"와 박미성님의 "그대따르리"(이곡은 여기에는 없고 가요114에 있지만) 그리고 산이슬 "마지막 남은 것" 이연실씨의 "(노랑)민들레, 찔레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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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 2001/06/13[13:37] 

 부럽네요. 같이 화음 맞춰서 노래를 부르던 여자친구도 있었고... 그 여학교 이름이 신명여고 아닙니까? 정인숙 사건의 주인공도 그 학교를 나왔다던데요. 


여상화 2001/06/13[15:30] 

 네 김경님 신명여고 맞습니다. 조금 언덕을 올라가 아주 예쁜 캠퍼스를 가지고 있고요. 

그래서 그런지 착하고 아름다운 여학생들이 많은 학교였지요. 


임영아 2001/06/13[16:54] 

 혹 상화님께서 그 학교엘? 


김병완 2001/06/13[20:01] 

 강병주님.. 너무 멋지십니다. 


기정수 2001/06/13[22:45] 

 강병주님 안녕하세요. 산이슬의 마지막 남은것은 제가 바람새홈에

2000.2.27 최초로 신청한 노래입니다. 


강남주 2001/06/14[09:18] 

 정말 멋진 학창시절을 보내셨군요.그 여학생이 제발 바람새홈으로 들어

와서 이 글을 보기를 하나님,부처님,알라신,그리고 모든 분께 기원합니다

근데 전 궁금한게 더 있어요.그 시절 어떻게 그 여학생을 만나서 노래를 

연습하고 했는지,곰보방,앙코빵,단팥죽을 얼마나 투자했는지 비하인드스

토리가 더 듣고 싶네요.다음에 올려 주실래요? 


강병주 2001/06/14[12:32] 

 글을 올려 놓고 나니 부끄럽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여학교 이름이 나와서 혹시 출신 분들에게 누를 끼치지는 않았는 지 죄송스럽기도 합니다. 73년도 인줄 알았는 데 사실은 76년 있었던 이야기 이고 우리가 78학번이고 지방에서 고교 평준화 1회였습니다. 학교 이름과 관련해서 조금이나마 해명이 되었으면 하고 말씀드립니다. 같이 있던 중학교는 성명여중이고 신명여중도 있었는 데 거긴 또 방천 신명이라해서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 옆에 있었습니다. 여학생 학교가 밝혀져서 저도 그 정도 밝힙니다. 아뭏든 읽어 주시고 관심보여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노래 연습은  敎會에서 했습니다. 


전철균 2001/06/14[13:59] 

 강병주님, 어느덧 친근한 이름이 되었네요. 저와 님이 좋아하는 노래들이 비숫한 점에 다시 한번 놀랍니다. '별이야기'는 라디오를 끌어 안고 심야 방송 시간까지 자지 않으려 감기는 눈을 억지로 비벼대며 애쓰던 어느날 밤 별이 초롱히 올려다 뵈는 어느 창문 아래서 처음 들었습니다. 그 때 그 환상적인 느낌 때문에 저는 지금도 이 노래를 다시 듣기가 겁이 납니다. 망가질까 봐서요. 


여상화 2001/06/14[22:11] 

 강병주님이 다니시던 고등학교는 대륜고등학교!  


강정일 2001/06/15[04:36] 

 허림의 별이야기는 제가 참좋아하는 앨범중에 하나였지요. 고등학교 다닐때 앨범전면을 모자이크로 재구성하여 집 복도에 걸어놓았지요. 이민을 오면서 없애버렸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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