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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가시나무' 이창환 2000.3.18(토)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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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무

이창환

2000.3.18(토) 10:45


'86년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 당시 저의 생활이 그리 좋지만은 았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대학졸업을 앞두고 남은 인생(?)에 대한 두려움과 다가올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등으로 점점 나의 모습이 작아져 가는 그런 날이었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왠지 꺼려지고 그냥 혼자 있는 그런 시간이 많았죠. 

지금 생각해보면 소중한 젊은 날의 시간이 안개속의 연기처럼 스러져 가는 나날이었습니다. 

그나마 위안이 되었던 것은 좋아하는 음악을 많이 들었고 그것에 심취하여 무언가로부터 탈출하려 하였습니다. 

요즘 나오는 조성모의 가시나무새의 원곡인 하덕규님의 가시나무를 그때 만났고요. 

황량한 바람소리의 쓸쓸함과 공허함, 차분하게 울리며 평안을 주는 피아노의 단순한 반주, 영혼에 대한 영원한 안식과 구원을 주듯 멀리서 들리는 교회 종소리, 무엇보다도 떨리는 마음의 목소리로 절규하듯 애타게 고백하는 하덕규님의 노래와 노래말..... 

말로는 표현할수 없는 느낌이 저의 가슴을 후비듯이 파고 들었습니다. 


내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속엔 헛된 바램들로 당신의 편할곳 없네 

내속엔 내가 어쩔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자리를 뺏고 

내속엔 내가 이길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난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곳을 찾아 지쳐날아올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도 괴로와 슬픈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곳 없네 


내가 많이 만들어 놓은 것이 무엇인지? 

당신의 쉴곳을 내가 마련할수 있는지? 

나를 찾아올 새들을 찌르지 않았는지? 

부대끼며 울며 슬픈노래를 부르지 않았는지? 


문득 여러가지 기억들이 떠올라서 적어봅니다. 

예전의 그때로 다시 돌아가서 말이죠... 


PS 하덕규님의 가시나무새를 한번 들어 보십시요. 

잔잔한 호수, 평안한 숲, 푸른 하늘, 상큼한 새벽 그리고 조금은 슬픔이 연상됩니다. 그슬픔은 신에 대한 자신의 부족함에 대한 슬픔이고요. 


(하덕규님의 집)

http://gong.snu.ac.kr/~onpetra/home.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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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진  2000/10/11[01:07]  

 맞아요. 86년쯤인가요? 저도 그당시에 써클룸에서 기타로 이 노래 많이 연습했었어요. 너무 좋아하던 노래였는데 그 당시에는 좋아하는 사람이 별로 없었지요? 아마도... 지금은 조성모 때문에 유명한 노래가 됐구요. 하여튼 이 홈에 들어와 올려진 글들을 읽으며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생각했었는데 같은 생각을 가진 분이 저보다 먼저 글을 올려놓으셨네요. 참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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