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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4월과 5월'의 '화' 김병완 2000/9/30(토)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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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과 5월'의 '화'

김병완

2000/9/30(토) 23:04


아주 어릴 적부터 매년 7월 말이면 온 가족이 아버님의 고향인 만리포 해수욕장에 갔었는데, 아마도 공무원이셨던 아버님의 휴가가 항상 그 때라서 그랬던 것 같아요. 

만리포의 드넓은 백사장에서 조금 떨어진 소나무 숲에는 별장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말이 별장이지 지금 생각하면 거의 방갈로 수준이었지요...


그 시절 저는 하루 종일 바다에서 동생과 함께 튜브를 타고 놀다가, 심심하면 '해변의 화가들(?)'에게 가서 등에다 페인트로 그림(주로 용)을 그리곤 했는데 가을이나 되어야 지워졌었어요. 그리고 해변 파출소에서는 계속해서 사람들을 찾는 방송을 해대고 있었는데, 저는 그거 듣는게 또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어요. 


또 우리 가족이 머무는 곳 바로 앞에는 '세심각'이라는 임해 수련원이 있어서, 4H 클럽 멤버들이 밤마다 모닥불을 피워놓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하곤 했었지요.


그런데 하루는 이상하게도 누군가가 밤늦도록 악을 써가며 한 노래만 계속 부르더군요...  바로 '4월과 5월'의 '화'였어요.

한번 부를 때마다 "이대로 헤어질 순 없~다. 화가 이 세상 끝에 있다면 끝까지 따르리~ 그래도 안되면~ 화! 안된다~ 더 가지마~" 의 후렴부분은 도대체 몇번이나 반복하던지...


그 때 중학교 1학년이었나 그랬던 저는 아무튼 그 노래를 밤새 들으면서 완벽하게 외우게 되었고, 나중에는 도대체 저렇게 부르짖는 '화'가 누굴까 하는 의문이 들더군요...


그래서 대전에 돌아와서는 곧바로 책방에서 '세광 가요'를 내돈내고 처음으로 사게되었지요. 그리고는 그렇게 부르짖던 '화'가 백순진 님의 '영화'일거라는 생각도 갖게 되었구요.


초등학교 때 사람들 앞에서 패티킴과 남진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겼던 제게는, 아무튼 그게 새로운 시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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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저에게도 아련한 추억이...(4월과5월의"화")

김영수

2000/10/9(월) 22:17


저의 오래된 궁금증을 풀수 있었습니다. 이곳 윈버드에서요..

아주 어렸을 적부터 제 머릿속에 남아 맴돌던 

곡조의 제목이 4월과 5월의 "화"였음을...

어렸을때부터 감수성이 남달리 예민한 편이었던 저는

나이에 맞지않게 성인 대중가요를 좋아했고, 그중에서도 무언가 

우울하고 감상적인 음악들을 좋아했는데,

그 배경에는 어렸을적 죽었던 큰형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키타를 잘 치고 역시 무언가 어둡고 감상적인 면이 많았던 큰형...

저하고는 나이차이가 10살 가까이 났었고, 제가 어렸을때 

생을 마감하여 저하고의 특별한 교감은 없었지만

그 형이 즐겨 부르던 노래 몇곡의 선율이 화인 처럼 머리에 남아 

있었는데 윈버드에서 우연히 4월과 5월의 노래 중 "화"라는 노래가 있어

혹시나 하고 들어 보았더니...

아! 그 감격이란...

다시 한번 이런 좋은 싸이트를 만들고 좋은 곡으로 선곡하여 올려 주신 운영자님께 감사드립니다.. 

저도 좋은 추천곡을 올려 많은 분들과 아름다운 추억들을 나누고 싶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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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  2003/07/20[14:19]  

저도 초등학교때 부터  주변에 음악즐기는 언니, 오빠, 이웃때문인지 어느새 정말 하루도 음악없인 못살지경이었죠.  그것도 눈물나게 가슴아프게 슬픈고들만  고등학교때 4월과5월 LP음반을 늘 턴테이블위에 올려놓고 지냈는데 어느 여름날 창너머 뜨거운 햇살로 다 우그려져 망가졌더군요.  얼마나 속상했던지, 


영아  2003/07/20[14:21]  

다시 어떻게 구입했는데  아직도 20년도 더지나도록 가지고 있어도 이젠 턴테이블이 없어서 무용지물이다가 윈버드를 이제야 만나서 들어니 너무 감사하고 반갑습니다.  정말  혼자듣기는 안타깝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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