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소식

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국민학교 시절에...' 서울하늘 2000/10/25(수) 00:04

  • -

국민학교 시절에...

서울하늘

2000/10/25(수) 00:04


국민학교 시절,  방학이면 대구에서 살다시피 했었기에

지금도 서울다음으로 추억이 어린 곳은 대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친가는 대구였고, 서울이 연고였던 외가도 언젠가 부터 대구로 이주하였기에

대구에 가면 외가와 친가를 넘나들며 방학을 보내곤 했습니다.

외가에는 이모들도 많이 있고 , 큰이모의 아들인 이종사촌 형과, 여러명의 이종사촌 동생들과 외사촌 동생들도 있었기에 주로 외가에 머무는 날이 많았습니다.

외가가 있던 곳은 대구 봉덕동이었는데, 나중에 그 동네에 효성여대가 들어섰다고 하더군요.

멀지 않은 곳에 수성못이라는 큰 연못이 있었는데 겨울에는 그 곳에서 스케이트도 탔던

기억도 있습니다. 또 인근에 큰 개천이 있었는데 제 기억으로는 "용두방천"이었던 것 같습니다.

서울 아이들은 일단 서울이 아닌 곳은 '시골'이라고 표현하는데(지방 도시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하여튼 시골에 오니 조금만 가면 산과 들이 있어 놀기에는

그만이었습니다.


저보다 어린 동생들 보다는 여섯살 위인 형의 주변을 주로 맴돌곤 했는데

그 형이 워낙 만화를 좋아했기에, 저 역시 만화가게에서 살다시피 했습니다.

국민학교 입학 전 부터 만화를 접하게 된 셈인데, 한글도 만화때문에 깨우쳤습니다.

제 또래보다 일찍 만화를 접한 셈인데 , 김종래씨의 만화[엄마 찾아 삼만리], [도망자],

박기당씨의 만화, 박기정씨의 만화 [도전자], 산호(김산호)의 만화 [라이파이],

경인(김경언)의 만화  [의사 까불이], 임창씨의 만화 [땡이], 이근철씨의 만화 [조국을 등진 사나이], 추동성의 만화 [짱구박사]등이 기억에 남아 있는데 추동성은 고우영씨의 어릴 적 필명입니다. 

서울 미대에 다니며 생계를 위해 만화를 그리던 두 형 고상영씨와 고일영씨의 어깨너머로 만화를 배운 고우영씨는 중학교때 추동성이라는 필명으로 만화를 그리기 시작해서 

형이 사망한 후 형이 그리던 [짱구박사]를 이어 받아 본격적인 만화 활동을 했습니다.


윤경님과 김은실님께서는 아시겠지만 엄희자씨의 순정만화도 여자아이들에겐

인기 있었지요. 


형을 따라 [라이파이]에 나오는 우주선 [제비호]의 그림도 그리곤 했는데

[라이파이]가 한국SF만화의 효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그시절 어른들 틈에서 듣게된 우리 가요들이 지금도 기억속에 남아있는데

꽃집아가씨, 사랑을 하면 예뻐져요, 육군 김일병(봉봉)

길잃은 철새, 진고개 신사(최희준)

울릉도 트위스트, 목석같은 사나이, 남성금지구역, 화진포에서 맺은 사랑(이 시스터즈)

당신의 뜻이라면, 달콤하게 상냥하게(양미란)

몽땅 내사랑, 보고싶은 얼굴(현미)

밀짚모자 목장아가씨, 산너머 남촌에는, 아나 농부야(박재란)

빨간구두 아가씨(남일해), 뜨거운 안녕(쟈니 리)

별들에게 물어봐, 빛과 그림자(패티 김)

생각해 보겠어요, 짬좀 내줘요(화니 시스터즈)

안개(정훈희), 키다리 미스터 김(이금희)

부모(유주용), 불나비(김상국)

저녁 한때의 목장풍경(위키 리), 첫사랑 언덕(박형준) 등등 많은 노래가 있지만

오늘 생각나는 또하나의 노래가 있습니다.


당시 대학에 다니던 막내이모의 애인이 있었는데(지금은 이모부가 되셨습니다만)

애인의 환심을 사기위해 조카들을 잘 데리고 놀았습니다.

학교 펜싱선수로 전국체전에도 출전하셨던것으로 기억되는데 펜싱劍으로

잠자리 떼속을 휘저어 잠자리도 잡아주고, 곤충채집, 식물채집, 광물채집도

그 분의 몫이었습니다. 

어느날 그분과 이모 그리고 저를 포함한 몇몇 조카들이 동행하여 강가에 텐트를 치고

캠핑을 하게 되었는데 , 그 동안 노느라고 방학숙제를 하나도 안 했다는 (채집숙제 외에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면서 다음날 서울에 올라가서 어머니께 야단맞을 걱정이 엄습해왔습니다.

마침 해가 뉘엿뉘엿 서산을 넘어가고 있는데 옆에있는 라디오에서, 울고싶은 제마음을 더욱 부채질하는 듯한 분위기의(그 당시의 저의 느낌으로는)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었습니다.

그노래가 끝날 즈음 결국 제 눈에서는 눈물이 흘렀는데 그 노래는


안다성씨의 [바닷가에서]입니다.


이후로 안다성이라는 이름을 들으면 [엘레나가 된 순희]와 함께 [바닷가에서]가 연상됩니다.






===============

윤경 2000/10/25[01:40]  

 저도 만화가게 들락거리다  혼난 기억이 있지만, 당시 좁고 어두웠던 만

화가게가 생각나네요. 또 그 앞에 통감자구이등 불량식품이라고 절대 먹

지 말라던  그래서 더 먹고 싶었던 주전부리들이 있었지요.

제가 좋아한 만화들은 탐정물이나 명랑만화(라고 하나?)쪽이었죠. 

하여튼 서울하늘님의 기억은 대단하시네요.

바닷가에서 ... 이 노래 듣고  어린 시절  저도 가슴 저렸던 기억이 있습니

다. 열 살도 채 안 되는 감성이 무엇을 알았기에 .....

같은 제목의 동요가 있었는데  제가 노랠부르며 울었던 최초의 곡으로 기

억되네요.8살쯤에..

해당화가 곱게 핀 바닷가에서 나 혼자 걷노라면 수평선 멀리 갈매기 한 

두 쌍이 가물거리네...




Contents

포스팅 주소를 복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