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야 그저 쓸기나 하라던 원장님의 배려는 고마왔지만 첫 직장이라서 그랬는지 아님 오랫동안 다녔던
내 집같은 기분에선지 난 시키지도 않은곳까지 구석구석을 청소했다.
그때 주로 들었던 노래들은 이명훈과 휘버스의 노래와 이선희의 노래들이었다.
어느날은 이명훈과 휘버스의 테잎을 있는대로 크게 해 놓고 선생님들이 가끔 낮잠 주무시는 맨위층의
방을 청소하는데 누군가가 와서 "아무도 안 계세요!!" 하고 소리를 질러댔다. 부랴부랴 내려가 보니 어떤 남자가 이미 그만두신 선생님을 찾아온 거였다. 그만두신 선생님은 나도 무지 좋아했던 분이어서 청소하다말고 그 사람과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인상도 선한데다 유우머도 풍부해 난 그에게 첫눈에 반해버렸는지 시간가는줄 몰랐는데 당시 어느 여학생 하나가 가져다 놓은 기타를 보더니 "와! 기타네.."하며 노련하게 줄을 맞추고 부른 노래가 "그대로 그렇게"였다.
능숙한 기타소리에만도 머리가 아득할정도였는데 노래까지 수준급이었던 그 사람은 그 뒤에도 몇번
군고구마와 국화빵등을 사가지고 오셨는데 하루는 나에게 가위바위보를 하자고 했다. 지는 사람이 맥주사자고 했는데 내가 져서 순진한 나는 꼭 사야되는줄 알고 다음날로 약속까지 했다.
그런데 그는 며칠이 지나도 전화 한통없어서 나는 기다리다 기다리다 마침내 그를 내 맘대로 오해하고
미워하기까지 해서 얼마후 전화가 와서 같이 있던 친구가 받았을때 난 없다고 하라고 시켰는데 계속
전화가 오고 난 안받고... 철없을 때였다.
전화를 안받자 그는 지금 학원으로 가겠다고 했단다. 난 얼굴도 보기 싫어 친구에게 자리를 부탁한뒤
집으로 가버렸다. 그뒤로 학원엔 나가지 않았다. 원장님께는 몸이 갑자기 많이 아파져서 그렇게 됐다고 거짓말을 했다... 참 무책임한 행동이었는데 그에 대한 미움은 뭐였을까...
안녕하세요.영아님 .아름다운 추억을 가졌군요. 그대로 그렇게를 작곡하신 정원찬님은 대전에 사시고 가끔 우리 바람새가족들과 만나면서 이미 마람새 가족이 되신지 오래입니다. 이명훈님은 제 동생 친구이기도 합니다만... 좋은 글 올려주셔서 보기 좋습니다.
강남주 2001/06/16[19:05]
미움이 아니었겠죠.누군가를 기다린다는건 엄청난 고문 아닐까요.
며칠간 전화기다리다 쌓여진 앙탈이었겠죠?
그 남자분이 조금더 데쉬를 했으면 당장 달려갔을텐데.
남자들은 너무 여자를 힘들게 해.ㅋㅋㅋㅋㅋ
강남주 2001/06/16[19:07]
여상화님의 추천곡 밑에 기다림에 대한 시가 참 좋던데요.
기다려 본 사람만이 알수 있는 .....
중화사 2001/06/16[19:46]
저도 아주 짧은 기간이었지만 셀러리맨이었던 때가 있었죠. 과장님이 중매를 서 준적은 있었는데.... 영아님의 참 좋은 추억이군요.
한은혜 2001/06/16[20:55]
그대로 그렇게...참 서글픈 열창으로 휘버스가 불렀던 곡.
지나간 시절이지만, 당시에 친구들과 함께우정의 결속으로 맹세하던 어
느 그때- 다함께 불렀던적이 기억납니다.
윤명옥 2001/06/16[21:35]
저도 이노래 좋아해요 영아님 말처럼 머리 아플때 커피도 많이 마셔요 그때 심해서 약을 먹었죠
아이 건강 한가요 여기 모기가 극성 산밑이라 더해요 뇌막염 주사 맞을 시기가 아닌가요
임영아 2001/06/16[22:31]
*바람새님... 음악,그림 모두 감사드려요.
* 주부장님... 그런 좋은 노래를 만드신 분은 어떤 분일까 참 많이 궁금해요. 그리고 이명훈님이 동생의 친구라니 그렇게 가까이 볼 수 있는 주부장님이 너무 부럽구요.
*강남주님 강남주님 말씀이 맞아요... 처음으로 누군가를 좋아해본건데 그 사람에게는 장난의 대상이었나 싶으니까 너무 제 자신에게도 화가났었지요. 그는 제가 나가고 난뒤 곧 학원에 찾아와 저를 찾았다고 해요. 그러나 저에게도 꽤나 고집같은게 있었는지 보고싶은것도 참고 가질않았지요..바보죠?
*중화사님... 드디어 나타나셨군요? 그동안 안보이셔서 왜 안오실까 했어요. 좋으신 이름두시고 절이름 계속 쓰실거예요? 훨씬 나이들어 보인단말예요.
*은혜님... 저번날 전 정말이지 놀랐어요..매니아란 은혜님을 두고 해야할 말 같아요..전 부끄럽고 기죽어서 아무말도 못하겠더군요. 많이 배울께요.
*명옥님... 더운 여름 환자돌보기 힘들어지셔서 어떻하죠? 환자는 환자대로 누워만계시니 등에 땀찰까 걱정이고 명옥님은 지치지 않을까 걱정입니다..부디 명옥님 가정에 하나님의 크신 사랑이 함께 해 주시길 기도드릴께요.
밍키고등어 2001/06/16[23:15]
슬픈 추억 ...기쁜 추억 모두 소중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자기가 살아나가는데...솔직히 그런 추억이 없으면 얼마나 삶이 무미건조 할까...생각해 봅니다...내가 아는 어느 노랫말중에..... 사랑은 아름다워라....라고 하는 노랫말이 있습니다.....하지만 추억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죠.....횡설입니다....그대로 렇게 떠나간다면...
임영아 2001/06/16[23:27]
밍키님...지금 은실님의 소나무방송 듣고 있는데 괜히 눈물날것 같은 그런 마음은 무언지 모르겠어요...슬픈추억? 살아가면서 왜이리 아쉬움 남는게 많은지.
이영임 2001/06/17[08:37]
영아님의 추억에 약간의 핑크빚 색체가..
아주 이뻣던 시절 이야기네여!
그대로 그렇게는 저도 넘 좋아해요. ...^^..
임영아 2001/06/17[21:46]
영임님... 핑크빛 같아요? 저에겐 정말 암흑같은 어두움을 주었었죠. 지금은 모두 옛추억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