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와 나(3) '졸업식노래' 무슨달 2000.5.4(목) 08:18

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노래와 나(3)

불나비 사랑, 커피 한잔

무슨달

2000.5.4(목) 08:18


                     노래와 나(3)


    다시 국민학교로 돌아가서, 학교에 들어간 나는 모두들처럼 음악 시간에 동요를 배웠다. 새신을 신고 뛰어보자 팔짝~ , 떴다 떴다 비행기 날아라 날아라~ 아.. 나는 참 못 말린다. 비행기 노래가 나오니까 비행기에 관련된 이야기가 생각난다. 나는 국민학교 2학년 1학기까지 흑석동에서 살았는데 그때는 <에어 쇼>라는 것이 있었다. 국군의 날이면 한강 백사장에 가상 적군 기지를 만들어 놓고 비행기들이 실제로 폭격을 하는 쇼였다. 쑈치고는 좀 돈이 많이 들었겠지만, 구경 거리가 없던 그때는 어른들의 잔칫날이었다. 흑석동 산마을 구석구석이 온통 하얗다. 당시만 해도 흰 옷을 참 많이 입은 것 같다. 양산을 들고 중절모를 쓰고 먹을 것들을 준비해와서 와와 탄성을 지르면서 그 구경을 했다. 시골에서도 관광을 올 정도였으니까 정말 대단하지도 않았다. 어른들에게도 그랬으니 어린 내게는 어땠을까. 그때의 그 광경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당시 아베베가 우리 집 앞으로 뛰어가기도 했다… 동네 아이들과 죽어라고 그 뒤를 뛰어갔지만 그 까만 아저씨는 국군묘지(지금의 국립묘지) 저 쪽으로 금방 사라져버렸다. 그 시절을 아십니까아~ 흐아


    각설하고, 나는 동요도 좋아했지만 가요에서도 대단했던 것 같다. 국민학교 3학년 때 학예회를 하기 위해서 선생님의 지목을 받은 몇몇 학생들이 앞에 나가 노래를 불렀는데 나도 한 곡 뽑았다. 뭘 불렀을까? 짜잔! 난 그 당시 유행했던 김상국 씨의 <불나비 사랑>을 불렀다. 지금도 불나비 사랑은 끝내주게 부른다. 누가 노래방에서 불나비 사랑을 부르면 내가 잘 부르도록 한 수 가르쳐 주는데 그러고 나면 노래가 확 달라졌다. 그건 그렇고 상상해보라. 아홉 살짜리 꼬마가 <얼마나 사무치는 그리움인가~ 밤마다 꿈을 찾아 헤메는 마음~ 차라리 재가 되어 숨진다 해도~ 아아아~ 너를 안고 가련다 불나비 사랑~~ >이러고 소리질렀으니… 선생님이 하도 어이가 없어(선생님이 어이없어 했다는 건 나중에 알았다.) 내게 물었다. “누구한테 배웠니?”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실상은 “도대체 그런 노래를 누가 가르쳐 주던?” 하고 혀를 차는 투의 말이었다. 내가 머쓱해진 건 당연하다. 암튼 난 가요에도 일가견이 있었던 것 같다. 4학년 때 친척집에서 청평에 놀러갈 때 끼어간 적이 있었다. 돌아오는 길에 시외버스 안에서 당시 유행하던 가요들을 한두 곡 불렀는데 주위의 어른들이 잘한다며 나를 부추겼다. 하! 애들은 그런 것을 잘모른다. 어른이면 주책이겠지만 애들은 뭘까. 애들도 역시 주책이겠지. 암튼 난 그때부터 신이 나서 무려 서너 시간을 쉬지 않고 메들리로 뽑아댔다. 나중에 고모님이 넌지시 말을 했다. “모르는 노래가 없구나.” 그게 그만 하라는 말인지 애가 알 까닭이 없다. 그래도 계속 노래가 되자 고모님은 곧바로 제지하셨다. 장차 쟤가 뭐가 될까 그런 표정이셨다. 나는 그때 부추김을 받았다고 그대로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쩝… 그때 내가 뭘 그리 불렀을까?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4,5학년 때인가 나는 친구와 함께 잠시 신문을 판 적이 있다. 주간지를 팔았던 것 같은데 신문을 사던 아저씨가 내게 물었다. “얘들이 누구니?” 신문 표지에는 두 여자가 노래를 부르는 사진이 찍혀 있었는데 내가 알 리가 없었다. 하지만 영업을 하려면 그 정도는 알아야지. 나는 그 두 여자가 펄시스터즈인 것을 곧 알았다. 아… 멋진 노래. 당시로서는 생소한 노래였지만 어린 내게도 정말 멋있는 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그대 오기를 기다려봐도, 웬 일인지 오지를 않네에에 내 속을 태우는구려… 팔 분이 지나고 구 분이 오네…> 지금 들어도 멋진 노래다. 신중현 씨는 정말 대단한 사람 같다. <눈물 같은 비가 눈물 같은 비가 긴긴날 흐느껴울어도 비~> 이건 번안곡인가?? 이 노래도 죽이는디… 헐헐. 이리하야 내 국민학교 시절은 저물어가고… 눈물을 송사를 들으면서 졸업을 했다.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물려받은 책으로 공부를 하고 이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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