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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나의 아버지 Samson Kim 과 켄터키옛집' 김은실 2000/10/3(화)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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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아버지 Samson Kim 과  켄터키옛집

김은실

2000/10/3(화) 07:10


바람새님께서 음악한곡의 추억담을 올리라고 하셔서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친구나 어떤 남자하고의 그런 추억이 없었던것 같아요.

전 아버지와 같이 음악 듣던 추억을 올리고자 합니다.

언젠가 한번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바람새님께서 기회를 주시니  이렇게 추억을 더듬어 보게 되었습니다.


지금 계시면 31년생 말띠 그러니까 세는 나이로 71세가 되셨을

아버지께서는 꼭 2년전 5월에 아홉수를 못넘기시고

하늘나라로 가셨습니다.

평소의 성품대로 아무에게도 수고로움을 끼치시지 않고 

갑자기 홀연히 그렇게 하나님 곁으로 가셨어요.


김자 삼자 손자 쓰셨던 아버지께서는 그옛날에 한남동 게이트세븐

인가에 근무하셨더랬죠. 그래서 가끔 집에 가져오시는 근무복에는

Samson Kim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지요.

아버지의 이름에 얽힌 재미난 얘기가 있어요.

그때 우리나라에 삼손과 데릴라라는 영화가 상영됐었거든요.

그때가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초까지..꽤 오랫동안 상영됐었지요.

그래서 엄마는 데릴라가 되셨고 우리 사남매는 삼손의 자식들이 되었었지요.

그 힘센장사 삼손말이예요...


아버지는 음악듣는것을  좋아하셨습니다. 


제가 아버지에게 초등학교때 젤처음 배운노래는

"켄터키 옛집"이었습니다.


-켄터키 옛집에 햇빛비치어 여름날 검둥이시절

-저새는 긴날을 노래 부를때 옥수수는 벌서 익었네

-마루를 구르며 노는 어린것 세상을 모르고 노나

-어려운 시절이 닥쳐 오리니 잘쉬어라 켄터키옛집


이노래를 저에게 가르쳐 주시며

예전에 미국이란 나라에서 흑인들이 얼마나 비참한 삶을 살았는지를

얘기해 주셧습니다. 링컨대통령을 역사상

최고의 대통령으로 항상 이야기 하셨었지요.

아버지는 인간불평등에 대해 특별히 분개하시던분이셨습니다.


한번은 아버지와 AFKN에서 방영해주는 영화를 한번 본적이 있었는데

미국 남부의 목화밭을 배경으로 한 영화였었어요

목화밭의 농장주인이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노예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며 무참히 다스리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또 장면이 

바뀌어 자기의 서재로 돌아온 그 농장주인은  태연히 자기의 책상에

펼쳐져 있는 성경책에 몰두해 읽는 그런 장면이 있었습니다.

비록 영화였지만 당시 미국인들을 꼬집었던 뜻으로 기억되는데

아버지는 참 많이 분개하시며 인간의 이중성에 대해 또 특히 종교를

가진 사람들의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  많이  개탄하시는것을  옆에서 

지켜본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아버지는 흑인가수들을 특별히 좋아하셧어요.

그분들의 노래를 즐겨 들으셨습니다.  

또 가끔 직접 부르시기도 하셨지요..

흑인영가도 많이 좋아하셨기 때문에 저도 따라 들을 수 밖에 없었지요.


아버지가 월남에 가셧다가 돌아오시는길에 

AIWA 턴테이블을 하나 사가지고 오신 이후에 

아버지와 저의 음악듣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때 제가 초등6학년인가 중학교 들어갓나 그랬을거에요.

좋아하시는 가수들의 엘피들을 하나씩 둘씩 사다 들으시기 시작하셧지요.

낫킹콜  빙크로스 비  펫분  짐리브스  마할리아 잭슨  마리안 앤더슨

기타 당시 유행하던 팝송들의 옴니버스판들...

시트라우스의 왈츠..  또 성가곡들... 경음악들..

아 ! 또 있어요 배뱅이굿.. 이은관씨의 창으로 

나와 있엇던 배뱅이굿.....

저 이 창도 흥얼거릴줄 안다니까요... 하도 들어서..

하여튼 다양하게  음악을 즐기셨습니다.  

전 아버지와 함께 음악듣는것을 좋아했어요.

해설도 겻들여서 해주시니까... 내가 모르는 미지의 세계에

무한한 상상의 날개를 펴고 날아갈 수가 있었지요.


그러다가 아버지는 음악듣기의 취미를 중도에 그만두셔야 햇어요.

세상이 아버지가 좋아하시는일을 계속하게 만들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오랜세월이 흘렀어요.

아버지는 가시고 안계시구요..

제가 요즈음에 넵스터에서 아버지께서 좋아하셧던 음악들을

하나하나 찾아서 듣고 있습니다.   참 신기한게요.......

검색해보면 거의 다 찾을 수 가있어요. 

얼굴도 모르는 지구촌의 어떤 사람이 그옛날 제가

아버지와 함께 듣던 음악들을 그렇게 음악파일로 만들어서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두근거릴정도로 흥분이 되요.

그래서 그파일을 제 하드에 받어다 들을때면 저만이 아는 감흥이

절 휩싸고 돕니다.


얘기가 길어졌지요????

아버지와 함께 듣던 음악을 혼자 받아서 들으면서

그리웁고 죄스러운 마음에 눈물이 차오릅니다.

지금 계셨으면 제가 다들려드릴 수 있는데....

들으시면서 바뀌어진 이세상을 얼마나 신기해 하시며

또 들려드리는 이딸을 얼마나 신통하고 대견하게 

바라보셨을까...하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가을이 깊어지니....

나의 아버지 Samson Kim    더욱 그립습니다. 사무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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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근 2000/10/03[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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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 m s   </b>    10/07[11:54]  

 따뜻.. 뜨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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