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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새벽길' 서울하늘 2000/10/4(수) 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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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길

서울하늘

2000/10/4(수) 01:16


저는 중.고교시절 이 땅의 전형적인 입시교육의 피해자였습니다

윗 형제가 없이 맏이로 자라 더욱 그러하였는지 모르겠지만(보고 배운 것이 없어)

처음 대학에 진학한 후 처음 맞은 자유를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고

방종에 가까운 생활에 탐닉하다 결국은 한해 유급까지 했습니다만...

처음 겪는 서클활동, 이성교제, 여태까지 받았던 교육의 허와 실에 대한 비판,

주변의 이름모를 사람들에게 지고 있는 빚등 이 모든 것에 대한 탐구에

동시에, 또 [깊숙히] [한꺼번에] 빠지게 되어 잠시 극도의 혼란을 겪었습니다.

서클 활동 중에 밤 늦게까지 모임을 갖는 경우가 많았는데

어떤 경우에는 겨우 막차를 타고 귀가하기도 하고(당시에는 通禁이 있었지요)

어떤 때는 통금에 걸리는 것을 모면하려 제 발로 파출소에 걸어 들어가

파출소 의자에 앉아 통금해제될 때까지 기다리기도 했고(이 때 통금이후에

파출소에 끌려 들어온 사람들의 갖가지 모습을 보기도 했는데 삶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며 여러 생각을 해 볼 기회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어떤 때는 동료들끼리 주머니를 털어 겨우 여인숙에 들어가 새벽까지 있다가

여명이 동틀 무렵의 뒷골목을 빠져나와 걸어서 귀가했던적도 있었는데

새벽에만 볼 수 있는 우리주변의 사람들 (두부장수 아저씨, 해장국집 아줌마,

나이트클럽에서 나오는 사람들, 인력시장의 아저씨 아줌마, 신문배달 하는 사람,

술에 취해 길에 누운 채 잠들은 아저씨 등등)의 모습을 보며 

쓰린 속을 달래며(배가 고파..) 자주 부르며 걸었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김민기의 "새벽길"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어두컴컴한 길을 걸어가보세 흠-

구둣방 할아범

벌써 일어나 일판 벌려 놓았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헤진 옷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해말간 새벽길 

맨발로 걸어가 봐도 좋겠네 흠-

예배당 종소리 

깔린 어둠을 몰아가듯 울리네 흠-

밤새 하늘에선 별들이 잔치 벌였나

어느 초라한 길목엔 버려진 달빛 고였나

희뿌연 바람이 

헤진 옷새로 스며들어 오는데 흠-"



 * 畵蛇添足: 그런데 새벽에 구둣방 할아버지는 한번도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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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오라기 2000/10/16[15:31]  

 김민기님의 판을  구입하던 대가 생각 나네요.그때 이판이 금지되어 희귀판으로 간주 되던대가..6000점 밖에 만들지 않았었거든요.그중 내가 하나를.. 


서울하늘 2000/10/21[16:49]  

 김민기 음반에는 새벽길이 수록되어 있지 않는데요.... 


반달곰   2004/04/13[17:15]  

 저는 새벽길을 음주^^후 자주 부릅니다.

저는 이런 기억이 많이 납니다.

"재치국 (재첩국) 사이소...."

두부장수 종소리..." 땡 땡"...

메밀~무욱~~.....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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