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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써도 되나요(흰구름 먹구름)' 서울하늘 2000/10/6(금)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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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써도 되나요(흰구름 먹구름)

서울하늘

2000/10/6(금) 00:46


저는 어느 한가지에 몰두하면  그 분야에 심도있게 빠져들어 

한동안은 그것에만 穿鑿하는 기질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근래에는, 한동안은 우리의 古代史에 깊숙히 빠져있었고,

또 한동안은 (인터넷을 알게된 후)여러가지 유용한 프로그램(FREEWARE and/or SHAREWARE)에 빠져, 매일 새롭게 올라오는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하여

사용했다 지웠다를 반복해 보기도 하고 자식놈에게 추천도 해주었고

요즘은 바람새홈을 알게된 이후로 ,아주  예전에 들었던 노래들에 깊숙히 빠져있습니다.


[지금부터 쓰는 글은 그냥 재미로 생각하고 읽어주세요]


대학시절 1학년 2학기 시작하고 곧 약 한달간 휴교령이 내려져서 모든 학내활동이

전면 중단되어 ,동료들과 준비하던 작업도 중단하게 되고 당분간 개별적으로

준비작업을 하기로 하여 사실상 할 일이 없어졌었습니다.

청계천 헌책방을 매일같이 누비며 책을 구하여 보며 지내던 중

고교친구와 같이 몇번 어울리다 보니 색다른 세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춤꾼들과 어울리게 되었습니다. 고교시절 이상하게도 뒷쪽에서(?) 놀던 친구들과

약간의 교분이 있었기에 그 친구들과의 만남이 전혀 어색하지도 않았고 재미있었습니다.

당시 제또래가 춤을 추던 장소는 크게 둘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통행금지가 시작되는 밤12시까지만 영업을 하는 소위 midnight GO Go장과

철야로 영업하는(사실상은 통행금지가 해제되는 새벽4시 까지 영업하는) , HOTEL의  night club이 있었습니다.


당시는 음반으로 노래를 트는 discotheque이 아니라 band의 연주(생음악)에 맞춰 춤을 추던 시절이었지요. 당시 제가 자주 가던 곳은 낙원동의 '낙원회관',청계천 3가에 있는 central hotel의 '팽고팽고', pacific hotel의 나이트클럽 '무겐', tower hotel의 나이트 클럽등이었습니다. 밴드의 생음악 연주에 맞춰 춤추는 재미도 꽤 괜찮았습니다.


당시의 舞蹈패턴은 다들 기억하시겠지만 이른바 고고 한곡과 블루스 한곡이 교대로

연주되었는데 블루스(당시는 일본의 유습에 따라 느린 4박자의 곡을 그렇게 지칭하였습니다)를 잘 출 수있느냐의 여부가 관건이었습니다.  잘 추는 친구에게 춤을 배우기도 하고 연습도 하고 실습을 갔다온 후 복습도 하고, 실전 중에도 고수의 스텝을 보며 배우기도 했습니다.

그 바닥에서는 '춤발'이라는 용어를 쓰는데 당시 '천지호텔 나이트'가 가장 춤발이 셌습니다.

결국 자기가 원하는 여자와 스텝을 밟기 위해 기량을 쌓는 것입니다.


일반인은 모르지만 춤꾼들 사이에는 그때그때의 (수시로 변하는 )춤의 유행이 있습니다.

GO GO의 경우도 "tower", "silver streak", "rocky"등의 명칭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최신 유행의 춤을 추면 서로 곁눈질을 하며 쳐다보기도 하고

자기들끼리의 최신패션에도 몹시 민감하였습니다. 그 바닥의 패션에서도 78년부터인가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요즘은 접힌 바지단(가부라 라고 하던가요..)의 양복이 보편화 되었지만 당시는 소수의 젊은사람이 입었었고 머리도 장발에서 앞가르마를 탄 짧은 머리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또 요즘은 보편화 되었지만 double breasted jacket이던가요

소위 료마이라고 부르던 옷도 그네들이나 입었었지요. 원보던(one button)의 료마이도 연주인(소위 딴따라라고 불리던)이나 춤꾼들 정도나 입었었구요.

또 당시는 기성화보다 소위 싸롱화라는 마춤구두가 유행했었습니다.

그 친구들한테는 "elizabeth"싸롱화가 인기있었습니다. 열거하려면 끝이 없어 줄이기로 하고....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습니다. 당시 미드나이트 고고장으로서는 첫손에 꼽히던 팽고팽고에

GOOD VIBRATION이라는 필리핀 그룹사운드(당시에는 다 그렇게 불렀습니다)가 있었는데

제가 워낙 장발이었기에 제 친구들이 저를 GOOD VIBRATION이라고 부른 적도 있었습니다.

원보던의 료마이에 백구두를 신고 학교에 갔으니 (교련수업때문에 할 수 없이 갔습니다)

참 꼴불견이었을 겁니다.(물론 저는 못느꼈겠지만)


당시 약 삼,사개월 동안 그렇게 지냈었는데 아마 보통의 주변 친구들이 몇년 걸려야 했을

횟수를 그 기간동안 섭렵했습니다. 결국은 그것도 시들해져서 끝내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 보니 여자와의 에피소드도 많았는데.저보다 어리거나 동갑의 여자와는 만나본 적이 없었습니다.(그도 그럴 것이 그시기가 1학년말이었으니까요)


어느날 블루스를 청하여 한 아가씨와 추게되었는데(그때 연주곡이 [흰구름 먹구름]이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블루스 연주곡이 팝이었는데 우리 노래로는 그 바닥에서 최고로 치던 노래였습니다) , 자리에 들어와 얘기를 나누던 중 그 아가씨의 친구들이 오더니 집에가자고 하여 약속장소와 시간을 정한 후 헤어지게 되었는데 후에 만나 서로가 학생이라는 것을 알게된 후 많이

웃었습니다. 당시 분위기로 서로 학생일 줄은 상상을 못했었거든요.

그 후로도 몇차례 만나다가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주로 포크 음악을 즐기는데

6~70년대 우리 ROCK에 대한 향수를 간간이 느끼기도 하는 것은 짧은 기간이었지만

워낙 밴드의 연주를 많이 들었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금도 [흰구름 먹구름]을 떠올리면 그시절 생각이 나서 혼자 속으로 웃게됩니다.


*글의 수준이 바람새홈의 격에 누가 되지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삭제를 원하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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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재근 2000/10/06[11:01]  

 서울하늘님글에서 옛날 25년전일이 기억나네요.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나다니... 그때는 그룹사운드 경연대회가 있었던건 기억하시지요?시민회관에서 히식스,키보이스, 에보니스, 템페스트,트리퍼스,또 이름을 알수 없는 나이트 클럽에서 생업으로 연주하면서 뜰날을 기다리던 이름모를 그룹사운드들...이젠 기억조차 없네요.이렇게 늙어 가는군요. 


김병완 2000/10/06[13:51]  

 오늘은 서울하늘님과 음악사랑님의 글에서 딕패밀리가 마구 뜨네요... 


윤경 2000/10/06[14:49]  

 저도 '77년쯤 팽고 팽고에 참 많이 다녔었는데  서울하늘님 글을 읽으며 

그 때 생각이 나 슬며시 웃음이 나옵니다. 이 곳엘 오면 까마득히 잊혀졌

던 기억들을 찾게 되네요. 


이성찬 2000/10/08[08:59]  

 흰구름 먹구름~~

나의 과거이자 나의 모든것 이죠. 그곳에는 너무도 뜨거운 사연이 있어 음악을 들음과 동시에 

나의 옛 추억이 너무도 생생히 떠올라 나도모르게 키보드에 손을 올려 놓앗읍니다. 이 노래에

는 많은 사람들의 추억이 있는지 몰랐읍니다.

항상 나를 위해 만들어진 노래라고 생각하고 이노래를 들을때는 그때 그추억들을 생각해내곤 

하면서 자신을 위로하곤했죠.

항상 우리가 정해놓고 만나던 수요일 6시 종?


함박눈 내리면 2000/10/10[08:32]  

 서울하늘님,가을에 너무 맞는 노래를 올려 놓으셨네요. 이런 노래는 요즘엔 듣고싶어도 들을 수가 없어요. 지나간 추억들이 아련해서 가끔씩 맘 아픈 요즘에 하늘님의 글을 읽으면서 모처럼 많이, 신나게 웃었답니다 


free will 2000/10/11[05:26]  

   이 노래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곡입니다!

  예전에 처음 본 어느 멋진 남자가 마이크 잡고 분위기 짱으로 부르던...

  나름대로 '사연있는 곡'입니당...^^

  이 곳엔 정말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 너무 많군요...

  지나간 내 청춘을 잠시 돌이켜봤습니다... 행복한 미소가 절로 떠오르는

  군요...  


박용석 2000/10/12[22:35]  

 70년도다방

세월에 흐름이 정말 흐르는 물보다 빠른것간군요. 벌써올해가 지나면

50이란는 나이가되었군요 70년도 초 그때만해도 집에 전축이 있는 친구

가 거의 없었던시절 음악이 듣고싶을때는 동네에 있는 다방을 찿았지요.

커피한잔을 시켜놓고 음악을 신청하고 내가신청한 노래가 나올때는 그노

래를 따라 부르며 그것에 조그만한 행복을 느끼고 했읍니다. 내가제일 좋

아했던 노래는 윤형주에 우리들의 이야기.  


이정희 2000/10/26[11:51]  

 서울하늘님의 옛추억에 동감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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