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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강남주 2001/6/18(월)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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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강남주

2001/6/18(월) 22:35


오늘 비가 넘 좋아서 종일  베란다와 거실을 오가며,음악을 듣었다 ,

문득 한 쪽 옆으로 모아져 있던 버티칼을 보면서  어머니를 떠 올렸다.


길게 세로선 줄이 포개어진 걸 보노라면 어린시절 ,

밤새 신문지로 재단해서 풀 바를 시접부분을 조금씩 냄겨서 포개놓았던 신문모습이 떠오르고,그 옆에 졸음에 겨운 어머니 모습.

나가놀고 싶어서 떼쓰는 내 모습,묵묵히 풀칠하던 오빠 모습이 생각난다.


황해도 또순이 어머니가 현저동 산동네를 터전으로 잡은 이유는 순전히 사대문 안에있는 학교에 우리들을 보내기 위한 맹모의 맘 이었다는 걸,몇 년전에 박완서의'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중심지에 살 형편은 안되고 그 중 사대문과 가장 가까운곳.


어린 시절,산동네에서 물길러 다니면서 무악재 너머 홍제동만 가도 제법 괜찮은 곳에 살텐데 하면서 투덜거린적이 있었다.

박완서님도 순전히 황해도에서 서울 유학와서 사대문 안에 있는 초등학교를 다니기 위해서 현저동 산꼭대기에 살던 이야기를 자세히 쓰고 있었다.


주변에 미동,매동,수송,덕수,교동,재동 초등학교와 

진명,이화,창덕,경기 ,경복, 서울,,배재,배화등 명문학교가 다 몰려있었기에 

현저동 산동네에는 북청 물장수의 후예들도 많았고 울 엄마처럼 힘없는 사람은 

신문 봉투를 만들어서 영천시장안에 있는 떡 시장에 파는 사람도 많았었다.


참을성 없는 나는 다 만든 봉투 수를 세고 백장씩 묶는 것도 지겨워서 몸살을 앓았고

끈기있게 봉투에 풀칠을 하던 오빠는 행여 엄마가 힘드실까봐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도

싫은 내색 한 번 하지 않았는데 그러면서도 내게 나가놀다 오라고 하면 

난 부리나케 인왕산이나,안산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달아났다.


산엔 정말 싱아가 지천으로 많아서  언제나 허기진 우린 소꿉도 살고 먹기도 했었다

인왕산 돌바위에서 하루종일 놀다가 엄마생각나서 집에 오면 아직 어머니는 오시지 않아

집은 컴컴했고 괜히 눈물이 핑 돌곤 했다.


옆집에 같이 잘 어울리던 언니가 있었는데 그럴때면 꼭 대문옆에 나와서 같이 엄마를 기다려 주곤 했는데 그 때 불러주던 노래가 '섬집아기'였다.

'엄마가 섬그늘에 굴따러 가면...'몇 번이고 부르다가 싫증나면 

'날 저무는 하늘에 별이 삼형제'를 부르기도 했다.

이화여고를 다니던 그 언니와 서울고를 다니던 울 오빠는 서로 좋아한것도 같고....

 나중에 또순이 울엄마는 척박한 땅(배밭이나,땅콩밭이나  있을 정도의) 압구정동에 이사를 하는 재테크(?)로 강남에 입성도 하고....(그래봐야 고작 집한채건만)


오늘은 유난히 어머니생각도 나고,박완서의 책도 생각나고,가난했지만 마냥 즐거웠던 그 시절도 생각난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있던 '섬집아기'는 나중에 내 아이를 재울때 자장가로 즐겨 불렀는데

오늘 그 노래를 듣고 싶다.

그 언니의 모습과 닮은 박인희의 목소리로...


바람새님 '섬집아기'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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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희 2001/06/19[07:53] 

 남주님...마음이 참 편안해지는 좋은 노래지요...저도 아기를 재울 때 섬

집아기, 등대지기, 나뭇잎배, 모래성...참 많이도 불렀네요.^^ 


윤명옥 2001/06/19[08:50] 

 그 싱아 내가 다 먹었어요 뒷산에 가도 찔레 꺽어먹어 보는데  노래에선 하얀 꽃 따 먹는다고 

연한 줄기 먹는거 알죠 지난주 한학 모임에 월롱산 갔는데 싱아가 있어서 반가웠고 못보던

야생화 몇개 캐오고 선생님도 모른다고해서 먹는 더덕 나물만 아시나요 무슨산이더라 남쪽인데

더덕도 한 이백개 취나물은 쇠서...발을 옮길수 없이 많아서 캐왓다고 합니다 맹모삼천지교

잘 되셨나 봅니다 강남주님은 여성이죠 강병주님은 여성인줄  알고 나중에 남자분이더군요

 

밍키고등어 2001/06/19[09:22] 

 싱아가 그 뭐냐 줄기가 속이 비고 야간 붉은 색에 점이 있는...?....먹으면 시큼

한 그건가요....?....아닌가....?..싱아가 다른건가.....요....?....모르겠

고...........아무튼 저도 동요를 좋아하니깐요.....요사이처럼...그런 오디오가 

아니라......예전에 주먹만한 건전지 4개가 들어가는 금성에서 나온 옆으로 길

죽한 그런 라디오로 들어야 제맛입니다요....어렸을때 그 라디오를 끼고 살았

죠.....어린이 방송애청자.....경험입니다만....더덕은 강원도에서는 굵은놈을 

보기가 힘듭니다...대신 붉으스름한 홍더덕이 강원도엔 많죠...경기도의 xx산 

근처가 오래되고 굵은 더덕이 많죠....군경험상 경기도와 강원도의 웬만한 산 


밍키고등어 2001/06/19[09:22] 

 다 누비고 다녔습니다 


김덕수 2001/06/19[10:32] 

 무슨 제 '신상명세서'를 보는 거 같군요. 어릴 때부터 종로 살아서

위에 적은 국민학교&고등학교 나왔죠.명문으로 봐주니 감사!

지금은 그때 고교들이 다 강남으로 옮기고 그 학교만 남아 있어요.

그리고 투덜거린 동네 살고 있죠.지금은! 


김장호 2001/06/19[11:16] 

 김덕수씨완 아무래도 동문일것 같애요. 


강남주 2001/06/19[11:27] 

 *영희님,저도 나뭇잎배를 자장가로 많이 애용합니다.아이들이 다 커버린 

지금도 한 번씩 들려주지요

*명옥님,그래서 싱아가 다 없어졌군요.월롱산이면 금강산랜드 있는 월롱

역 근처에 있는 건가요?

*고갈비님 ,맞는 거 같아요.신 맛이나고 흰 꽃이 피는 싱아.

근데 경기도 무슨 산인지 알려주면 큰일 나나요?

혼자 더덕 다 드시려구요?

*덕수님 사시는 곳 홍제동(무악재).덕수님과 장호님은 경복고 출신,맞죠?

전 그 옆의 경기상고 캠퍼스가 참 아름답던데.....

매일 패싸움 했다던데 맞아요?

경기상고랑 경복고랑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ㅋㅋㅋ 


#바람새님 노래 감사합니다.

그림도 넘 예뻐요


밍키고등어 2001/06/19[11:38] 

 음 거기는 용문산 근처입니다......들어가시려면....모모유격대 정문을 지나셔

야 하거든요....아니면 한참 돌아가시던가....그리고 그곳은 지형이 엄청나게

험하고요....나무도 빽빽합니다....또 곳곳에 밀렵군의 덧(일명 차구)이 요소요

소에 설치되어 있어서....다칠 위험도 많구요....산 중턱까지 임도가 나 있으니 

돌아가신다면 별 어려움은 없겠지만....막아놓잖아요....음 시간나면 그곳에서

있었던 오소리 이야기를 해드리겠습니다....다래도 엄청나게 많습니다.... 


김덕수 2001/06/19[12:22] 

 '진명 나오셨나 보군요? 아님 '상명 사대부고''배화'?

전'福51회'고 공부하고 음악뿐이 몰랐어요.그리고 '간디'파!

 

강남주 2001/06/19[12:40] 

 땡!,이화,우린 추첨 했으니 공부 못해도 되지요...

경복고는 지금도 켐퍼스가 아름답고,청와대 주변이라 유흥가도 없어서 아이들이 참 온순해 진다네요.학교 폭력도 거의 없다는군요.그래서 경기상고 밥이라는데....ㅋㅋㅋ


윤명옥 2001/06/19[13:24] 

 강남주님 맞아요 금강산랜드도 아시네요 월롱역 기차역에서 가까워요 파주에 있는 명문학교덜

나오셨나? 어제 녹번역에서 쭉가다가 응암동에 다녀 왔어요 


강병주 2001/06/23[14:00] 

 남주님의 이야기를 쭉 읽어 내려오면서 괜시리 눈물이 나오려해서 혼이 났습니다.  나중 이야기가 나와서 눈물이 쑥 들어가긴 했습니다만. 그 때 그 시절의 이야기와 섬집아기를 불러주던 그 언니, 눈이 선하게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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