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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새(음악한곡의추억)

'약속은 약속이란다' 여상화 2001/6/25(월)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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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은 약속이란다'

여상화

2001/6/25(월) 11:06

뚜아에모아의 '약속'
어릴 적 기타를 뜯으며 동생과 함께 도란도란 속삭이는 듯 많이 불렀던 노래다. 
'그리운 사람끼리'와 같은 뚜아에모아가 부르는 노래의 기타코드는 Am E7 G C Dm 등의 
단순한 메이저 코드였으므로 독학의 실력인 내가 뜯기에는 안성마춤이었다.
비록 연인 사이는 아니지만 다정한 연인들처럼 하늘처럼 푸르르게 살자고. 그리고 
살면서 슬픔이 있다면 모두 잊고 즐겁게 살자고 웃으며 새끼손가락까지 걸면서.
아~ 보고 싶다. 내 동생 상옥이!(바람새방의 누군가와 이름이 똑 같지!)

약속에 대한 재미있는 말이 있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최상의 방법은 약속을 하지 않는 것이다.' 나폴레옹다운 말이다.
'약속과 파이의 껍질은 깨뜨려지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스위프트의 소설가다운 말이다.

노래에 나오는 대부분의 약속은 연인이나 친구의 우정을 지키자는 의미의 약속이다.
하지만 나는 언젠가 책 속에서 '약속은 약속이란다' 라는 제목의 식물인간이 된 딸과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읽고 뭉클한 감동과 함께 약속의 고귀함에 마음이 엄숙해진 일이 
있다.
아름다운 이야기이므로 우리 바람새방 식구들에게 얘기해 줘야지∼.

미국 마이애미의 한 빈민가에 일흔 두살의 오바라 할머니가 살고 계셨어요. 그분 곁에는 
식물인간이 된지 30년이 지난 딸 에드워드가 누워있고요.  
그 동안 할머니는 열 여섯 살에 당뇨합병증으로 혼수상태에 빠진 딸을 지극한 정성으로 
돌보느라 연속해서 2시간 이상 자본 적이 없었어요. 
당뇨환자인 딸의 혈당을 높지도 낮지도 않게 유지하기 위해 두세 시간마다 피를 뽑아 
혈당량을 체크하고 인슐린을 주사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또 이유식에 달걀 과즙 등을 섞어 소화가 되기 쉬운 유동식을 만들어 위에 연결된 튜브로 
먹여줘야죠. 욕창이 생기지 않도록 마른 이불로 갈아주고, 자세를 바꾸어주는 것이 할머니의 
하루 일과이고 또 30년 동안 그렇게 살아 오셨어요..
딸을 간병한지 5년만에 남편은 세상을 떠났고요. 하지만 딸은 6개월을 넘기기 힘들거라던 
의사의 말을 보란 듯 30년 동안 세상에서 가장 긴 잠에 빠져 아직도 깨어나지 않고 있지요. 
할머니는 딸이 깨어났을 때 주위가 낯설지 않도록 하려고 이사도 하지 않았대요.
"딸애가 혼수 상태에 빠지기 전 '나를 혼자 두지 마세요'라고 해서 '그러마'라고 대답했고 
나는 단지 지금 그 약속을 지키고 있을 뿐입니다."
그것이 오바라 할머니가 딸의 곁을 떠날 수 없었던 이유라고 말씀하시지요. 이제까지 한번도 
딸을 병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는 오바라 할머니는 지금 행복하다고 말씀하시지요.
어머니, 그 위대한 이름의 생애를 다 바치고서도요.

아, 얘기를 다 들려주고 나서 나는 부끄러워졌다.
약속은 조건 없는 사랑과 의지에 의해 지켜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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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주  2001/06/25[11:12] 
 '신은 모든곳에 계실 수 없기에 어머니를 만드셨다'
누군가 그랬지요.
정말 어머니는 위대하신 분이죠.신이 미처 헤아리지 못할때
언제나 따뜻하게 지켜주시는분...
첫아이를 가졌을때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한 약속들,잘 지키고 있는지 돌
아봅니다...
근데 너무 아닌데요,내 욕심에 휘둘러진 지친 아이 모습이 보이네요... 

 

김덕수 2001/06/25[12:05] 
 약속을 지키셨던 어머니를 기리며!
딸애가 속썩일 때마다 그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자식때 지키지 못한 약속 
(지금도)저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나먼저 약속지키려는 마음 다짐합니다.
하두 속을 썩혀 드렸더니 딸애로 환생하셨는지^^아무튼 행복합니다.'여
상화'님...일전에 신세 많이 졌읍니다.   건강하십쇼! 

윤명옥 2001/06/25[12:12] 
 여기 신경외과에 어느분은 딸 16살 사고 식물인간6년에 버스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세상을 떠났
다고 2년은 무척 방황했다고 남편이 걷는것만도 부러워했는데 토 밤 도련님 집앞에서 교통사고 
갈비뼈 댓개 이다나가고 목뼈 두개 부러져서 경추 신경에 손상은 아직은 마비 걱정 머리에고 잇
어요 시아버님이 의형제 맺었다는데 친 시동생은 아니고 자주 술먹어서 40돼도 결혼도 못하고 
제가 대구 누나 올때까지 꼬박 밤새고 어젠 동네 암고생한 아저씨 돌아가시고 새벽엔 남편이 신
문지 태우고 장판이 탔는데 딸애방 자다 몰랐죠 마루에 발자욱 소리에 깻는데 타는 냄새도 모르
고 지금 자꾸 넘어지고 앉지도 못하고 제가 이렇게 초연해질수 있는것은 고경훈 밀밭길도 듣고 

강병주  2001/06/25[16:21] 
 젊은 박인희씨가 돋보이는 사진 보내주신 바람새님 감사합니다. 박인희씨는 이해인 수녀님과 아주 친한 사이라고 합니다. 항상 가슴 저미는 소식을 전해주셔서 세상사는 우리를 한번씩 놀래키면서 정화시키시는 여상화님 늘 감사드립니다. 그 많은 이야기를 다 듣기 위해서는 우리나 바람새님이나 모두 건강하셔야 되겠습니다. 
 

이동훈 2001/06/25[23:09] 
 "약속"
나에게 약속이란 대단히 소중한 단어이다.
나폴레옹의 말처럼 지키지 못할 약속은 하지를 않는다.
내 생활에 약속이란 나의 속 모습이고 나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여상화님 안녕하시죠?
언제나 상화님의 글을 가슴 쓸어내리며 읽고 또 읽고 하게 하는군요.
오바라 할머님이 지켜가는 약속처럼 위대하고 숭고한것이 또 있을가 싶군요.
지금은 세월의 흐름속에 묻어 버렸지만 
병석에 누워 계셨던 아버지의 모습이 안개처럼 스쳐지나가는군요.
지키지 못한 한가지의 약속에 지금도 가슴이 저려.....   
내내 건강하세요.
바람새님과 바람새 가족분들도 항상 건강하시구요. 
 

조재철  2001/06/26[00:50] 
 약속 은 지킬수 있어야만 약속입니다. 
 

조재철  2001/06/26[00:56] 
 오늘 종일 황학동을 헤메고 돌아 다녔는데 생각한 음반은 별로 구하지 
못하고 엉꿍한것(?)만 잔뜩 사가지고 와선 조금 허탈감에 약속이야기 에 
꼽사리(?) 끼다가 횡설수설 중에 enter...
정말 지키지 못할 약속 하셔서는 아니되옵니다...
약속 하셨다면 꼭 지키십시요...20000..  
 

여상화  2001/06/26[09:06] 
 강남주님 요즘 여성들 중에는 자기 자신의 삶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역시 어머니의 아름다움은 희생이라고 생각합니다. (굳이 문자로 표현할 때 희생이지만 
적당한 표현이 아니네요). 자신이 아닌 다른 이를 위해, 또 자식이든 남편이든 온전히 마음과
정성을 다 할 수 있다는 건 인간으로서 또 결혼한 여자의 최상의 가치라고 생각해요.(아이고 
이 말로 스트레스 받는 분이 계시면 안 되는데.. 단지 제 생각일 뿐...)
제가 좀 보수적이지요?^^  물론 남주님은 잘 하실 거라고 생각해요.
김덕수님도 건강하십쇼!^^
윤명옥님 어쩌지요...속상하네요..
강병주님. 네 제가 많이 해 드릴테니 건강하세요.
이동훈님. 충분히 그러실 거에요, 동훈님은. 내내 건강하시고요.
조재철님. 네에~!!^^

 

윤명옥 2001/06/26[20:58]  

 인제 글 읽어요 아침에 서예 가서 윗층 컴학원에 잠깐 부탁하고 글써야  올라가고 무척 어려운
줄 알고 설명하고 서예로 왔는데 시험용 하셨군요 깜짝이야 지금 원장님이 전화해서 알았어요
오늘도 집앞 현장에 가족이 나와서 환자 자는새 서예 쓰려니 그 일이 다급하고 중요하니까요

 

정삼례  2001/06/30[17:05] 
 이렇게 편한 고이 잇을 줄이야..!!바램새님 감사합니다 흔적도 안남기면 염치없는 사람이죠?^*^:: 
 

중화사  2001/06/30[23:26] 
 저도 뚜아에무아의 노래를 참 좋아하죠. '저녁노을'도 역시 아름다운 노래인데, 바람새에서는 찾을 수 없군요. 약속은 제가 고2 때 처음 들었던 것 같습니다. 
 

임철수  2001/07/06[13:08] 
 안녕하세요! 약속처럼 바람새를 만났다가 약속처럼 이곳을 들렀습니다. 
여상화님의 약속이야기는 아름답군요. 저에게도 이런 어머니가 계셨지
요. 38년된 -시집가서 아들낳다 정신이상이 되고 지금은 눈마져 멀어버
린 누님 - 어머님은 돌아가시며 저에게 부탁하셨고 지금은 저와 함께 살
고있지요. 바람새님과 여상화님은 어떤 약속으로 살고 계십니까?
이곳을 찾는 우리 모두가 나와 사랑하는 분들과의 아름다운 약속으로 
보다 행복하시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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